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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사전] '우크라 침공' 판박이?…2014년 '크림반도 병합'
(서울=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격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2014년 3월 러시아가 무력을 동원해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사건인데요.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2014년 2월 27일 오전 4시께, 정체불명의 무장세력이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자치공화국 수도 심페로폴의 정부청사와 국회의사당을 점령하고 크림반도의 분리독립을 요구했습니다.
소속 표시·계급 등 아무런 휘장 없는 군복 차림의 이들은 자신들이 '크림반도 민병대'라고 주장했지만 추후 러시아군으로 밝혀졌죠.
이틀 뒤인 같은 해 3월 1일 러시아 상원은 우크라이나 군사 개입을 승인하고 푸틴 대통령은 곧바로 크림반도에 병력을 보내 압박했고, 우크라이나군은 백기 투항하게 됩니다.
크림자치공화국 의회는 같은 달 6일 러시아와 합병을 결의하고, 11일에는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을 선포합니다.
일주일 뒤인 18일에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상·하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합병 조약에 서명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20일 만에 속전속결로 진행됐습니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는 몇 가지 측면에서 8년 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떠오르게 합니다.
먼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들어오는 과정이 비슷한데요.
공격 명분을 쌓은 뒤 인근에 병력을 배치하고 침공하는 시나리오가 8년 전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러시아는 특유의 기만전술을 구사하기도 했는데요.
처음에는 '증거'까지 제시하며 전쟁 의도가 없음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다 전격적인 침공을 감행한 겁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이를 '가짜 깃발 작전'이라고 지적했는데요.
러시아는 2014년 당시에도 정체불명의 군을 파견해 공격 구실을 만드는 기만전술을 썼죠.
당시에도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휘장이나 부대 마크도 없는 군복을 입은 '미스테리한' 모습의 병사들이 선봉에 나섰는데요.
러시아 정부는 처음에는 군사적 개입을 부인했으나 이후 이들이 러시아군이라고 인정했습니다.
국제 사회는 추후 러시아 특수부대인 이들을 녹색 군복을 입은 휘장이 없는 군인이라는 뜻에서 '리틀 그린 맨'(little green man)이라고 불렀죠.
일부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2014년 크림반도 병합 당시처럼 속전속결로 진행될 수 있다고 전망하는데요.
다만, 크림자치공화국 현지 주민 96.6%가 러시아와 합병을 찬성해 전면전을 피했던 8년 전과 달리 이번에는 대규모 유혈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점에서 추이가 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는 나옵니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물론 우크라이나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러시아가 8년 전처럼 원하는 바를 손쉽게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유현민 기자 송정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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