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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여름, 서울시는 2035년부터 휘발유나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내연기관차의 신규 등록을 불허하고 주행 중 배출가스가 제로인 전기차나 수소차만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제화 추진을 정부에 건의했다. 계획대로 된다면, 2035년부터 서울 시민은 가솔린과 디젤 엔진을 탑재한 신차를 구매할 수 없게 된다. 단 기존에 보유 중인 내연기관 자동차는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네덜란드와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영국은 2035년, 프랑스는 2040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허용하지 않을 계획이며,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할 계획이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13개국 이상, 31개 이상의 도시에서 내연기관차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속속 밝히고 있다.
또한, 자동차 제조사의 동향도 이에 발 맞추고 있다. 2020년 폭스바겐 등 유럽의 제조사들은 향후 출시할 신형 전기차 모델을 대게 소개했고, 현대차, 토요타 등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발표하기도 했다.
2021년 1월 GM의 메리 배라 최고경영자(CEO)는 GM을 전기차 회사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공개했으며, 2035년까지 차량 라인업 전부를 전기차로 채운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를 통해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내연기관 차량은 대형 상용트럭만 남는 것이다.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규제가 강화되고, 제조사들은 전기차 출시 계획을 발표하면서 친환경 자동차의 미래에 대한 기대는 높아지고 있는데, 과연 현실은 어떨까?
친환경 자동차의 미래에 대한 기대는 높아지는데
과연 현실은 어떨까?
1. 전기차의 미래에 대한 예측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EV)는 2025년에 전세계 승용차 판매의 10%를 차지할 것이며, 그 수치는 2030년 28%, 2040년 58%로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연구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승용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은 약 3% 수준이다.
사용량 측면에서 보자. BNEF는 204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5억 대의 승용 EV가 운행 될 것이며, 총 승용차 대수는 16억대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한다. 도로를 달리는 모든 자동차 중 전기차의 비율은 31% 정도라는 말이다. 아쉽게도 EV보다 내연기관 자동차가 더 많이 거리를 달리고 있을 거라는 설명이다.
전 세계가 엄청난 노력을 해도 대략 20년 후인 2040년경에도 여전히 내연기관 자동차가 우세인 시대를 살고 있을 거라는 예측이다. 이게 현실이다.
2. 전기차 보급이 가속화되는 배경
그런데 왜 전기자동차 보급이 가속화되는 것일까?
탄소중립이라는 궁극적인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를 향해 전기차 보급을 서두르는 것인데, 과연 전기차 일변도로 나가는 것이 해답일지 의문이 든다. 내연기관을 더 개선하거나 하이브리드차(HEV) 등으로는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것일까?
그 속사정은 복잡하다. 2016년 11월 발효된 ‘파리기후변화협약’의 내용에는 지구온난화 대책으로 전기차 사용 확대에 그치지 않고 재생에너지 보급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앞서가는 유럽은 전기차의 보급 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 사용을 강제하는 방법을 생각했다. EU는 자동차의 수명주기 전체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평가하는 LCA (Life Cycle Assessment) 규제를 검토 중이다. 자동차 생산, 주행, 폐기, 재활용 등 수명주기 전체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평가하려는 것이다. 2019년 3월 자동차에 LCA 적용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2023년까지 결론이 날 예정이다.
현재 전기차를 생산할 때 온실가스 배출량은 내연기관차 배출량의 2배에 달한다. 이는 배터리 제조 공정에서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LCA를 적용하게 되면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여 차량을 생산하고 배터리를 제조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즉, 재생에너지의 도입 비율이 높은 유럽에서 생산한 차량과 배터리가 아시아 제품보다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유럽에 차량이나 배터리 공장이 필요한 이유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이미 유럽에 배터리 공장을 가지고 있다. 중국은 재생에너지 활용 기반이 현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전기차에서 경쟁력을 갖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중국은 하이브리드차를 생각하는 듯하다.
이처럼 재생에너지의 보급률이 낮은 지역은 LCA 관점에서 평가하면, 내연기관차나 전기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큰 차이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LCA가 도입되기 이전이지만, 유럽연합은 2021년부터 EU 지역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모든 제조업체에 대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5g/km로 제한하는 탄소규제를 하고 있다. 이 기준을 초과하면 g당 95유로의 벌금을 이전년도 제작된 신규 등록 차량 수에 곱한 금액으로 내야 한다. 2021년과 2022년 모두 이 목표를 충족하지 않으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200억 유로 이상으로 추정되는 벌금을 납부해야 한다.
이에 대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타 자동차 업체와 이산화탄소 배출 목표량, 생산 배분율 등을 정하는 풀링(Pooling) 협약을 체결하기 시작했다. 탄소배출을 적게 하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을 더 많이 판매하는 방안을 선택하지 않으면, 천문학적인 벌금을 피해갈 수 없는 것이다. 폭스바겐 같은 경우 풀링 협약으로도 기준치를 만족시키지 못해 1억 유로의 벌금을 내게 될 것 같다.
이처럼 유럽은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환경 전략을 가지고 가지만, 아직은 아시아 기업이 유리한 구도이기 때문에 유럽연합은 수소 에너지의 보급에도 집중하며 유럽이 강한 엔진 기술과 수소 에너지를 조합하여, 환경 대책과 함께 고용을 창출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자동차의 전체 수명주기 규제의 검토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배터리 공급망을 유럽에 유치하려는 구상이다.
설명이 길어졌지만, 재생에너지 활용도가 높은 국가에게 유리한 것이 LCA인 것이다. 물론 단기적으로 돈으로 규제를 회피할 수 있겠지만, 만만치 않다.
자동차는 연비 경쟁이 이제는 탄소중립 경쟁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것이 변화의 본질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해결책도 균형을 잡고 진행해야 한다. 전기차만으로는 문제 해결은 어렵다. 다른 현명한 대안도 필요하다. 단순하게 따라가는 것보다, 균형 잡힌 접근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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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미래 = 전기차" 근데 그 미래는 언제쯤인가? (1)
[BY 탤런트뱅크] 2020년 여름, 서울시는 2035년부터 휘발유나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내연기관차의 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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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럼,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
앞에서도 말했지만, 2040년이 되어도 도로를 달리는 전기차의 비중은 1/3 정도이다. 따라서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의 전통적인 가치사슬이 급격하게 붕괴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100여년 동안 내연기관을 기반으로 발전해 온 사회를 바꾸는 것이 쉽지는 않은 것이다. 하지만, 미래는 전기자동차의 시대가 될 것이다. 전기자동차에는 자율운전 기능, 커넥티비티 기능 등이 함께 탑재될 것이고, 공유서비스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 생태계가 속속 등장할 것임에는 틀림없다.
한 축으로는 전통적인 가치사슬과 미래의 가치사슬을 비교 분석하면서 끊어질 사슬, 새로 등장할 사슬을 중심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기술이 기존 기술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장점을 여전히 수용하면서 제약성을 해결하면서 보완하는 방향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다.
Canoo MPDV (다용도 딜리버리 밴)
BNEF 보고서에 의하면, 2030년 전긴차의 비중은 시내버스의 58%, 이륜차의 40%, 경상용차의 28% 그리고 승용차의 2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이 가장 잘 어울리는 영역은 고정적인 루트를 주행하는 자동차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런 분야부터 먼저 문제를 해결하면서 진행하고, 상류와 하류의 가치 사슬을 연결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전기차 이슈가 뜨겁다 보니, 주변에서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사도 되는지 물어본다. 나는 대답을 하기 전에, 오히려 1세대 전기차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라고 물어본다. 우리는 1세대 전기차가 어떻게 수명 주기가 지나는 지를 목격한 경험이 아직 없다. 이런 모습을 관찰하면서 더 많은 것들을 이해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방법을 모색하게 될 것이다.
4. 소비자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크게 서너가지 정도가 될 것 같다. 충전 인프라, 보조금, 배터리용량, 정비 인프라 정도가 아닐까 싶다.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소비자에게 가장 큰 관심사가 될 것이다. 배터리 용량이 커지는 것은 기다리면 해결되겠지만, 충전 인프라 문제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요즘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전기차 이야기가 나오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슈가 바로 <집밥>이다. 미국의 경우 주택 거주 비율이 높기 때문에 집에 충전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지만 공동주택 거주 비율이 압도적인 우리나라는 충전 인프라가 전기차 확산의 장애가 될 가능성이 높다.
폭스바겐 이동형 충전 로봇
작년 12월 28일 폭스바겐은 연말 휴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이동형 충전 로봇을 공개했다. 자율주행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이 융합된 솔루션이다. 전기자동차 운전자가 주차장에서 스마트폰 앱이나 V2X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해 충전 로봇을 호출하면 충전 로봇이 이동형 에너지 저장장치를 끌고와 전기 자동차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충전 로봇은 자율주행 기술로 장애물이나 사람을 피해가면서 전기 자동차로 이동한다. 폭스바겐은 충전 로봇이 전기 모빌리티의 성공에 핵심적이라는 주장한다.
Volkswagens Mobiler Laderoboter | Volkswagen’s Mobile Charging Robot
Revolution in der Tiefgarage - Volkswagen lässt die Laderoboter los.Volkswagen Group Components erlaubt einen Blick in die Zukunft, in der die Suche nach L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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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경쟁에서 앞서 나간 건 슈퍼차저 인프라가 큰 역할을 했다. 아마존이 인수한 리비안(Rivian)은 아웃도어 차량의 특성을 살려 고속도로에서 나와 캠핑장 주변을 중심으로 충전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한다. 기존 충전 인프라와 경쟁하지 않고 소비자를 잘 분석해서 대응한다. 스마트하다. 이처럼 충전 인프라문제는 상당히 창의적인 해결책과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갈등을 잘 중재하고 내연기관 자동차를 보유한 사람들에게 손해가 가지 않는 방향으로 정책이 잘 다듬어져야 할 것이다.
현재까지 전기차 확산의 일등 공신은 보조금인데, 재원은 세금이다. 지금이야 보이지 않아 불평이 크지 않지만, 내가 내는 세금을 왜 타인이 자동차 구입하는 데 지원해야 하는 지를 이해시켜야 한다. 고소득 가구보다 저소득 가구에 더 불리할 수 있다. 탄소 중립이라는 거대 담론으로는 모두를 설득하기 어렵다. 세심하게 다듬어야 한다. 내연기관 자동차 보유자에게만 페널티를 부과해서도 곤란하다. LCA관점에서 보면 차이가 없는데 역 차별을 받게 되니 말이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2040년에도 여전히 70%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 비율이 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수준의 주행거리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전기차용 배터리 용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새로운 리튬-황 배터리나, 전고체 배터리 등이 연구 개발 중인데, 미래는 그리 어둡지 않다고 생각된다. 리튬-황 배터리는 무게당 에너지 밀도가 높고 희귀 금속을 사용하지 않아 가격경쟁력도 높다. 전고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화재 위험도 낮다. 물론 각각 단점도 있다. 하지만 배터리 용량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
그 다음이 편리한 정비 인프라의 등장이다. 전기차는 엔진 등 전통적인 파워트레인이 없기 때문에 부품 수가 급감한다. 그래서 쉬워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새로운 인프라를 필요로 한다. 과거와 공통적인 부분은 섀시, 현가장치 등 기계적인 부분의 수리 등일 것이다. 그래서 현재와 같은 정비 컨셉이 아니라 새로운 접근법이 등장할 것 같다. 새로운 모습의 정비소의 모습을 상상해보면 재미있을 듯하다.
이처럼 전기자동차의 역할이 커지면서, 배터리 기술은 진화할 것이고,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충전 인프라,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 컨셉 등 다양한 서비스의 등장이 기대된다. 자동차 산업에는 다양한 플레이어가 존재한다. 그만큼 탄소중립을 염두에 두고, 자동차뿐만 아니라 관련 기업이 연계하여 어떻게 성장 전략을 그리고 있는 지를 관전하는 것도 흥미롭다.
▣ 필자: 무카유
- Technologist, Marketer, Traveller
- 現) 탤런트뱅크 전문가
- 前) 자동차 저널리스트 (2010~2018)
해당 아티클은 'Top-class 전문가 매칭 플랫폼' 탤런트뱅크에서 전문가로 활동 중인 무카유님이 직접 작성한 글입니다. 탤런트뱅크는 경영전략, 신사업, 마케팅, 인사, IT 등 비즈니스 10개 분야에서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를 Project 또는 자문 베이스로 고용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Top-class 전문가의 지식과 경험을 당신의 기업에도 적용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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